주파수만이 아니라 음압
50~110dB 조건을 비교했을 때 음압이 높을수록 기피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Research Interview · 연구자 인터뷰
초음파 모기퇴치기는 오랫동안 “효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평가가 겨눈 것은 초음파라는 원리가 아니라, 초음파를 제대로 쓰지 못한 기기들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모기의 감각을 연구해 온 권형욱 교수와 함께 무엇이 문제였고, 모스락은 어디를 다르게 설계했는지 정리했습니다.
권형욱 교수 국립인천대학교 생명과학부 · 매개체감염병연구소 소장
이 페이지의 요지
연구자
곤충이 소리와 냄새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신경과학의 방법으로 규명해 온 연구자입니다. 권형욱 교수는 곤충학을 전공했고 모기와 꿀벌을 주된 대상으로 삼아왔습니다.
그가 이끄는 국립인천대학교 매개체감염병연구소(구 매개곤충자원융복합연구센터)는 모기를 곤충 모델로 삼아 신경과학·기계학·인공지능을 결합한 방제 연구를 수행합니다. 곤충 자체를 관찰하던 연구에서, 곤충을 모델로 삼아 방제 기술을 만드는 연구로 축이 옮겨온 셈입니다. 자체 개발한 AI 자동모기분석장비도 사례입니다.
“소리나 냄새 같은 자극에 곤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신경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해 왔습니다.”
매개체 감염병 연구소 소장 권형욱 교수
VIDEO · RESEARCH INTERVIEW
인천대학교 매개체 감염병 연구소 권형욱 교수가 모기의 청각 기관과 초음파 반응을 확인한 실험 과정을 직접 설명합니다.
탐지
이산화탄소, 체온, 그리고 사람과 동물에서 나는 냄새를 따라옵니다. 모기는 이 신호들을 실마리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목표를 찾아냅니다. 가까이 왔을 때 사람이나 동물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그대로 되돌아갑니다. 그만큼 감각 기관이 정밀하게 발달해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모기가 사람을 찾는 감각입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모기에게는 소리를 듣는 기관이 따로 있습니다.
청각 기관
있습니다. 이름은 ‘존스톤 기관(Johnston’s organ)’입니다. 발견자의 이름을 딴 기관으로, 사람의 귀에 해당합니다. 더듬이 뿌리에 자리 잡고 있고, 청각과 관련된 신경세포가 조밀하게 밀집해 있습니다.
존스톤 기관은 대략 100Hz~1,000Hz 대역의 음파를 잘 감지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빨간집모기(Culex pipiens) 수컷의 존스톤 기관을 전기생리학으로 측정한 연구는, 서로 다른 주파수에 동조된 청각 신경세포 집단이 최소 여덟 그룹 존재하며 개별 동조 주파수가 85~470Hz에 분포한다고 보고했습니다. 곤충에서 발견된 기계감각 기관 가운데 가장 복잡한 구조로 꼽힙니다.
사람의 가청 범위와, 모기의 청각 기관이 잘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역
청록색 구간 - 모기의 존스톤 기관이 잘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100Hz~1,000Hz 대역. (가로축은 로그 스케일입니다.)
“우리 귀에 해당하는 이 기관이 곤충에서는 존스톤 기관인데, 청각 관련된 신경세포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권형욱 교수HEARING RANGE ≠ REPELLENCY MECHANISM
존스톤 기관의 알려진 감지 대역은 약 100~1,000Hz입니다. 반면 이집트숲모기 연구에서 기피 행동을 시험한 초음파 조건은 주로 30~100kHz였습니다. 따라서 ‘1,000Hz까지 들으니 초음파를 듣고 도망간다’는 한 문장만으로는 연구 결과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존스톤 기관이 잘 감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진동·청각 대역
≠
행동·숙주 탐색·분자 반응을 확인한 주요 초음파 시험 대역
50~110dB 조건을 비교했을 때 음압이 높을수록 기피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CO₂로 유인하는 풍동과 두 구역 챔버에서 초음파 조건에 따라 이동과 접근이 감소했습니다.
100kHz·90dB에 24시간 노출한 뒤 CO₂(이산화탄소) 수용체 관련 유전자 AaGr3 발현 감소와 청각 관련 유전자 AAEL009258의 발현 변화가 관찰됐습니다.
30kHz와 100kHz·90dB에 24시간 노출된 모기는 이후 48시간까지 사람 손에 착지하려는 행동이 감소했습니다.
CORE PRINCIPLE(핵심 원리)
핵심은 단순한 ‘가청 여부’가 아닙니다. 충분한 음압의 초음파 노출이 모기의 접근 행동과 CO₂(이산화탄소) 기반 숙주 탐지 체계에 변화를 일으켜, 사람에게 다가오는 행동을 억제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이 논문은 행동 저하와 유전자 발현 변화의 연관성을 제시하지만, AaGr3 변화 하나만을 기피 효과의 단일 원인으로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30·45·80·450kHz, 90dB에 24시간 노출한 생존율 시험에서는 초음파가 생존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측정 방법
전기 신호를 재거나, 살아 있는 상태에서 조직의 변화를 영상으로 관찰합니다.
첫 번째는 전기생리학입니다. 병원에서 심장(ECG)이나 뇌(EEG)의 전기 활동을 측정하듯, 존스톤 기관에 밀집한 신경세포의 전기 활성도를 직접 측정합니다. 모기가 소리를 들었다면 그 순간 전기 신호가 나타납니다.
두 번째는 영상 기법입니다. 자극을 받았을 때 조직에 변화가 생기는지를 살아 있는 개체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합니다. 모기뿐 아니라 꿀벌과 초파리에서도 쓰이는 방법입니다.
기존 제품의 한계
모기에게 청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기의 소리가 모기에게 의미 있게 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초음파 퇴치기는 1990년대부터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여러 검증 실험에서 기피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고, 그 결과 범주 전체가 불신을 받았습니다. 권 교수가 지목한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소리가 약하거나, 특정한 주파수를 우리가 찾아내지 못하면, 모기의 입장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자극입니다. 그래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권형욱 교수정리하면, 그동안의 부정적인 평가는 ‘초음파는 안 된다’는 결론이라기보다 ‘조건을 맞추지 못한 기기는 안 된다’는 결론에 가깝습니다. 조건을 맞출 수 있는가 - 이것이 이후 상용화를 위한 연구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모스락의 설계
음압, 공간, 주파수 - 세 지점을 다시 설계했습니다.
음압
공간 조건
주파수
“모스락 같은 제품의 경우에 음압을 100배, 1000배 이렇게 기존에 있는 것보다 더 크게 했기 때문에, 기존의 것보다는 조금 더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권형욱 교수* 인터뷰 중 언급된 배수는 연구 과정에서의 비교값으로, 측정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변 주파수
생물은 반복되는 자극에 적응하기 때문입니다. 같은 자극이 계속 들어오고 그것이 자신에게 실제 위협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생물은 그 자극을 점점 무시하게 됩니다. 이를 습관화(Habituation)라고 합니다.
고정된 하나의 주파수를 계속 내보내면 모기도 같은 경로를 밟습니다. 처음에는 놀라지만, 곧 적응합니다. 그래서 모스락은 모기가 예측할 수 없도록 변수를 늘리는 쪽으로 설계됐습니다. 주파수가 계속 바뀌면, 적응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고정 주파수 출력
동일한 자극의 반복 → 습관화(적응) 발생
가변 주파수 출력(Multi sweep)
예측할 수 없는 변수 → 적응까지의 시간 지연
“예측할 수 없게 변수를 많이 주면 모기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래서 그렇게 설계를 해 봤습니다.”
권형욱 교수검증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해 둔 기피 시험법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팔을 노출시키는 방식이나 사람이 챔버에 들어가 관찰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행동 실험입니다.
여기에 두 층이 더해집니다. 존스톤 기관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보는 영상 기법, 그리고 수용체에 변화가 생겼는지를 확인하는 분자 수준의 분석입니다. 행동·생리·분자, 세 층위에서 같은 방향의 결과가 나와야 효과로 인정합니다.
판단 기준 - 생물 실험에서 100%라는 값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권 교수는 기피율이 70~80%를 넘어서면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모스락은 이 기준 이상을 목표로 설계됐으며, 시험 결과는 아래 시험성적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 RELEASE · TEST EVIDENCE
2026년 출시된 모스락은 차량, 도킹텐트, 차량 실내, 잔향실 등 서로 다른 조건에서 모기 기피 성능을 시험했습니다. 시험은 인천대학교 모기 사육실에서 모스락 시제품으로 진행됐습니다.
TEST 01 · REAL ENVIRONMENT
97.4%
흡혈 횟수 평균 감소
2025.06.25 · 기계 OFF 20/18회 → ON 1/0회
TEST 02 · VEHICLE
95%
흡혈 횟수 감소
2024.08.27~28 · 기계 OFF 20회 → ON 1회
TEST 03 · CHAMBER
83.3%
유인 행동 억제
2024.11.04~05 · 모기 12마리 중 10마리 유인 억제
*시험 결과는 해당 시험 조건에서 측정된 결과입니다. 모기 종류·개체 수·공간 크기·환기 등 실제 사용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논문
행동 실험과 분자생물학적 분석 결과가 논문으로 게재됐습니다. 2021년 연구팀은 초음파 조건에 따른 이집트숲모기의 접근 억제, 숙주 탐색 행동 저하, 감각 관련 유전자 발현 변화를 함께 보고했습니다.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 과정에서 OO차에서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후속 논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초 연구 논문
“초음파에 반응을 한다는 것, 행동으로 봤을 때 기피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논문으로 게재했습니다.”
권형욱 교수개발 기간
검증 단계를 넓히고, 실제로 쓰이는 공간마다 다시 확인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조건을 하나씩 바꿔가며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는 과정이었습니다.
1. 검증 단계를 넓혀가며
각 단계는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실험 방식에 맞춰 별도의 세팅을 구축해야 했습니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는 챔버, 팔을 넣어 반응을 관찰하는 장치처럼 실험 목적에 따라 서로 다른 설비가 필요했습니다.
2. 쓰이는 공간마다 다시
초음파는 직진성이 강하고 멀리 가지 못합니다. 같은 기기라도 공간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실제 사용 환경을 나눠 각각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공간마다 음압이 닿는 범위와 모기가 숨을 수 있는 여지가 달라, 기기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부터 반복 시험해야 했습니다.
사용
머리맡, 발 근처입니다. 모기는 흡혈할 때 머리와 발 쪽을 주로 노립니다. 이산화탄소와 땀 냄새가 가장 많이 나오는 위치이기 때문입니다.
공간도 중요합니다. 초음파는 직진성이 강하고 멀리 가지 못합니다. 넓게 트인 곳보다, 어느 정도 닫혀 있는 침실 같은 공간에서 더 유리합니다.
연구의 방향
모기에게 존스톤 기관이 있다면, 소리로 모기를 다룰 수 있는지는 확인해 볼 만한 질문이었습니다. 화학 물질이 아니라 물리적인 방법으로 모기를 다룰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놓기 아까운 테마였습니다. 그렇게 20년 가까이 이 연구를 이어왔습니다.
연구 배경에는 더 큰 문제도 있습니다. 지금 모기 방제의 가장 큰 난점은 살충제 남용과 그로 인한 저항성입니다. 살충제는 모기 외의 곤충에도 영향을 주고, 많이 쓸수록 자연 환경이 훼손됩니다. 모기를 많이 죽일수록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방향은 옮겨가고 있습니다. 모두를 죽이는 방제에서, 내 주변에 모기가 오지 않게 하는 자기 보호(Self-protective) 방식으로.
“과학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방법, 나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권형욱 교수정리
모기에게 귀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져 있었습니다.
남은 문제는 그 귀에 무엇을, 얼마나 크게 들려줄 것인가였습니다.